We Are Alive Collection by Munji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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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먼지킴입니다 :) 

오픈씨에서 올해 1월 부터 진행 중인 한국 전통 콜렉션, 

We are alive Collection에 대한 소개를 하려 해요.



WE ARE ALIVE  




We Are Alive 시리즈 속에는 한국 박물관 유리 속에 보관 되어 있거나 

개인 소장으로 보관되어 오던 작품들이 디지털화 되어 또 다른 세상으로 문을 열고 나오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MY BLUE DOORS'라는 저의 세계관 핵심 개념이기도 합니다.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 중에 벽에 문을 그리면 그 문이 실제로 열려서 다른 세상으로 갈 수 있다는 내용을 기억하고 있어요. 그림은 제게 그 문과 같답니다. 


WAA시리즈에서는 제가 모두 각기 다른 곳에 세월을 먹으며 보관되어있던, 흙바닥에서 진탕 한번 놀고 싶어 하는 탈들을 상상하며 그들을 디지털 세계로 옮겨올 예정입니다.









#1 하회 안동별신굿 탈놀이, 양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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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회 안동별신굿탈놀이, 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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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열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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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애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의 꽃은 영원히 피어있으리라 생각했지 

우리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어 

사랑을 시작하기 전, 간지럽고 낭낭하고 불덩이같은 마음을 품고 있을 때 연인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어떠한 것이나 끝은 있기 마련인데 시작점에 서있는 존재는 그것을 잠시 잊어버리지요.

끝을 망각함으로 인해서 시작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과정에는 뜨거운 설레임도, 서릿발 치는 냉정함도 모두 있기 마련. 

사랑이 계속 되는 이유는 그러한 특성 때문 아닐까요


열애에 나오는 탈은 두 가지 입니다. 여자가 쓴 것은 각시탈, 남성이 쓴 것은 먹중탈입니다. 

먹중은 파계승으로 본디 여덟명이 같이 다니는데 소무(극중 여자 주인공)를 탐내하는 노승을 꾸짖으며 소무를 데리고 춤을 추며 놀다가 석가에게 걸려 사자에게 혼쭐이 난 채 퇴장당하는 인물입니다. 


본래 탈춤에서 여자 캐릭터들은 말이 거의 없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항상 안타까웠습니다. 당시 사회상 여자 캐릭터는 턱관절도 분리되어 있지 않았거니와 미얄할미를 제외하고 젊은 여자들은 대사 대신 춤사위 혹은 몸동작으로 의미를 전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런 옛날 굴레의 탈춤 대본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 출발은 사랑을 먼저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자유분방하며 탈춤 7과장(탈춤의 놀음 단계, 서양에서의 악장과 같은 역할) 모두 등장하며 소무를 지켜봤을 팔먹중 중 한명을 데려오고 싶었고, 진심으로 소무에게 반한 한 먹중이 그녀 보다 낮은 위치에서 올려다 보며 사랑스러워 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 


어느 연인들이나 그러하듯 사랑의 출발선에 서게 된 두 사람은 벚꽃 한잎 떨어지는 것 조차 아쉬워 하지요? 그런 사랑의 초입부 부분을 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마무리 짓고 싶진 않았습니다. 이 연인이 어떠한 사랑을 해 나아갈지는 모르겠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헤어진 뒤 열렬히 사랑했던 그 순간을 회상하는 순간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 때 나온 문장이 바로 다음의 문장입니다.


 열애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의 꽃은 영원히 피어있으리라 생각했지 

우리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어


 by. Munji Kim, 2022. 



우리와 똑같이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는 젊은 연인의 모습 속에서 발견 한 것은 

영원히 살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과, 끝나지 않는 사랑을 하고 싶다는 인간의 헛된 욕망이 

제게는 똑같이 녹고 있는 얼음 두 개처럼 보였습니다. 


두 어린 연인이 사랑을 시작하는데 지기에는 조금 무거운 짐을 준 것 같기도 합니다만, 

부디 보시는 분들께서는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의 애틋함과 열렬함, 

그리고 그 순간을 추억 하는 성숙한 두 연인을 떠올려주시기를 바라며 

이만 작품 소개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4 취발이 



취발이 예고편 'ㅅ')// 


https://youtu.be/UDYQGKa6O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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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자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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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ON DANCE, 2022, by. Munji Kim. 


 사자들이 신나게 머리를 흔들고 꼬리를 흔들다 보면 어느 새 악귀는 다 잡혀 먹히거나 도망갔다고 믿으며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려움에 대적할 수 있는 힘을 '사자탈'로 가시화하여 연희꾼의 재주를 빌어 눈으로 직시하고, 직접 부정을 물리쳤음을 확인함으로써 마음을 강건하게, 정신을 맑게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사자가 가는 곳에 장단이 따라오고 방울 소리가 쩌렁하게 울렸을 모습을 상상하며 계속 되는 원을 따라 돌고 도는 사자춤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아보았다.  


사자춤 


두 사람이 사자 가죽 속으로 들어가 2인 1조로 연기한다. 사자춤은 탈놀이와 다르게, 일반 농민이 아닌 전문 집단에 의해서 공연되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의 사자춤은 불교가 전파되면서 서역으로부터 유래했는데, 악귀를 쫓는 벽사적 의미를 가진 상징적인 전통연희이다. 한국에도 많은 사자춤이 있었으나 개화기 이후 대부분 사라졌고, 북청사자놀음을 제외하고는 일부 탈놀이의 한 부분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존하는 가면극 가운데 사자춤은 봉산탈춤, 강령탈춤, 은율탈춤, 수영야류, 통영오광대, 북청사자놀음, 하회별신굿탈놀이 등에서 발견된다. 정월 초가 되면 사자탈을 쓴 전문 연희꾼들이 마을의 집집마다 방문하며 집에서 모시는 가신(家神)께 가족의 건강과 평안을 빌어주면서, 얼굴에 달린 방울을 소리 내어 흔들어 귀신을 쫓는 의식으로 가면극을 진행하였다. 이것을 매구, 매귀, 지신밝기라고 부르는데 이것도 나례의 유풍임이 밝혀졌다. 한국의 궁중 나례에서 궁궐의 구석 구석을 다니며 잡귀를 쫓는 구나 의식이 거행되었는데, 관아 나례와 민간 나례에서는 이 행사를 매귀라고 불렀다.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제1과장 주지춤이 바로 사자춤으로, 가면극을 시작하면서 놀이판을 정화하는 벽사적 의식이다. 암수 한 쌍이 서로 격렬한 춤을 추기도 하는데, 이것은 잡귀와 사악한 것을 쫓아 탈판을 정화함을 의미한다. 또한 암수의 싸움에서 암컷이 승리를 잡는데, 이는 다산과 풍농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멀고 먼 사막을 건너 만리 길을 오느라고

털옷은 다 찢어지고 먼지를 뒤집어썼네.

머리를 흔들고 꼬리를 치며 인덕을 길들이니

뛰어난 그 재주가 어찌 온갖 짐승과 같으랴.


『삼국사기』 「잡지」에 실린 최치원의 〈향악잡영오수〉 중 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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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자들이 보여주는 비범한 놀이 


 탈은 제사를 위해서도 쓰였고, 연희를 위해서도 쓰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 특성 상 둘을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제사 의식 속에 놀이가 있었고 놀이 속에 신이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존재는 양반이 아닌, 소수 특정 계층이 아닌 평범한 인간들에 의해 이어져 왔습니다. 저는 그것에 가장 강력하고 아름다운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역사적인 일은 특정 소수들 만의 힘으로 이루어 낼 수는 없습니다. 역사를 보아도 알 수 있듯,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어떠한 충격을 경험하거나 의미있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비범한 힘을 보여주죠. 그런 생각에서 한국의 탈은 제게 ‘평범한 자들이 보여주는 비범한 놀이’로 느껴집니다.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위대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몸 속에 지니고 있는 '비범함'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리는 내내 벅차고 감사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면, 당신의 몸 안에서 잠자고 있는 우리의 근성과 가능성을 느끼며, 흔들리는 억새풀처럼 또 역사에 남을 하루를 살아가기를, 당신의 존재는 찬란하게 빛나며 소중한 것임을 상기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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